개인레슨 소감

08 Jun 2018

지난 달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코딩 개인레슨을 시작했다. 그래픽툴이나 워드프레스 사용법에 대한 워크숍을 진행해본 경험이 있으니 레슨 진행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았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게 오랜만이었기 때문에 그룹보다 개인레슨이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 여러 학생을 지도하는 것보다는 1:1 수업을 통해 요구사항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개인레슨을 하면서 느꼈던 어려움을 간단히 정리해보려 한다.

첫째, 온전히 이해를 시켜야만 다음 진도로 넘어갈 수 있다.

예전에 워크숍을 진행할 때는 매시간마다 다룰 분량이 어느 정도 정해져있었다. 그에 맞춰 불필요한 내용을 생략하기도 하고, 시간이 모자르면 핵심만 요약한 후 남은 부분은 따로 공부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1:1 수업에서는 학생의 표정만 봐도 지금 이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쉽게 알 수 있어 계획한 진도를 맞추는 게 쉽지 않다. 그룹을 지도할 때는 진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있으면 해당 내용을 다시 설명하고 진행할지 아니면 계속 수업을 진행하면서 상황을 체크할 것인지 강사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학생이 한 명인 상황에서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학생의 표정을 보고 그냥 진도를 나가긴 어렵다. 결국 계획보다 시간을 더 쓰게 되고, 계획했던 분량만큼 알려주지 못하면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내내 무엇이 문제였는지 자꾸 생각해보게 된다.

둘째, 교재를 선택해 활용하기가 어렵다.

레슨을 시작할 당시에는 교재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수강생과 함께 직접 에디터를 열어 타이핑을 하면서 하나씩 알려주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었다. 간단한 템플릿 파일만 준비하고, 나머지는 두 시간동안 “직접 작성하면서 배우는” 실전형 수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내 욕심이 과했던 걸까. 입문 수준의 수강생이 코드를 직접 작성하면서도 빠르게 기초를 마스터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쉽지 않았다. 수업의 능률을 위해서는 예습과 복습을 위해 어느 정도 정리된 내용이 필요했다. 결국 수업 중간에 교재를 선정해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꿔보려 했지만, 그것도 결국 잘 되지 않았다. 처음부터 교재를 선택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도 있긴 하지만, 맞춤형 개인레슨에 적합한 교재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셋째, 학생별로 진도가 다르다.

비슷한 내용을 배우고 싶은 두 명의 수강생이 있었다. 레슨 자료를 잘 만들어서 두 개의 수업에 사용하면 일석이조일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학생의 사정에 따라 어떤 수업은 진도가 느려지기도 했고, 그에 따라 레슨 자료를 수정해서 활용해야 했다. 레슨을 할때마다 그날 무슨 내용을 다뤘고 다음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지 정리를 했지만 학생이 늘어나니까 그걸 관리하는 것도 추가적인 업무가 됐다. 너무 당연한 얘기일 수 있겠지만 세 명의 개인레슨과 세 명의 그룹레슨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조금 적게 받더라도 그룹이 훨씬 좋은 선택이다.

넷째, 레슨 날짜가 변경될 경우에 대한 대책이 없다.

수강생의 사정으로 수업을 할 수 없으면, 그 수업은 다른 날로 미뤄진다. 만약 그 수업을 다른 날 보충하지 않고 그냥 다음 시간에 레슨을 진행하면 한 달 안에 종료하기로 했던 수업이 다음 달로 넘어 가버린다. 결국 수업은 계획보다 한 회 늦게 끝나고, 그 다음달 예정된 날에 레슨비를 받지 못한다. 수강생이 여러 차례 수업을 연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다음달이 돼도 그 수강생이 레슨을 받는 요일은 다른 레슨을 진행할 수 없다.

개인레슨을 하면서 깨달은 문제점을 보완해서 그룹레슨을 구상중이다. 클라이언트로부터 일을 수주해서 결과물을 전달하고 그에 대한 비용을 받는 일을 하다가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시작하니까 완성과 산출물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점이 좋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개선을 통해 어떤 결과물을 만드는 게 아니라 무언가를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전달한다는 게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해야하는 일인지 실감하게 된다.